혁명은 명분이 아닌 돈이 하는 것 ? (05.08.12 금)
2005-08-12 16:06:17
역사속의 많은 혁명중에서 민중의 힘으로 개혁을 이루어 낸 프랑스 혁명이 가장 높이 평가 받고 있다.
경제학자 갈브레이스는 혁명을 하려면 "주의"와 "주장"과 "군대"가 있어야 하고 그 다음엔 "인쇄기"가 있어야 한다고 했다.
그가 말하는 인쇄기란 다름 아닌 돈을 찍어내는 화폐 인쇄기를 말한다. 구텐베르크가 금속활자를 발명한 15세기 당시의 집권자들이 그것에 감탄한 것은 구텐베르크의 금속활자가 서적을 대량 인쇄하는 문화적인 차원에서의 감탄 때문이 아니라,
일정한 원가가 드는 동전에 비해 원가가 거의 안드는 지폐를 무제한으로 찍어낼 수 있다는점이 집권자들의 눈과 귀를 번쩍 뜨이게 한 것이다.
구텐베르크에 의해 시작된 인쇄술은 화폐의 요술을 좀 더 손쉽게 부릴 수 있도록 도와준 한 획을 긋는 사건이었다.
갈브레이스는 혁명도 돈이 있어야 하는 것이라고 말하며 프랑스 혁명을 그 예로 들었다.
1789년 프랑스는 그동안 나라를 유지해 왔던 낡은 방식으로는 더 이상 굴러갈 수 없게 되었고 이런 와중에 더 이상 참을 수 없어 국민들이 혁명을 일으켰다.
삽시간에 프랑스의 모든 계층, 모든 세력들이 격변의 소용돌이 속으로 빨려 들어갔다. 농민의 반란, 도시의 폭동, 귀족의 음모, 외국군대의 간섭, 중산계층의 선동, 왕당파에서 과격파에 이르기까지 온갖 정파가 등장하여 목소리를 높이고 민중은 직접 행동나섰다.
투쟁의 명분으로는 자유, 평등, 박애의 이념이 등장했지만 투쟁의 현실은 폭력과 유혈로 얼룩졌다.
아무리 성공한 혁명일지라도 명분만 먹고 살 수는 없는 일이다. 새로 정부를 떠맡은 쪽도 통치를 하려면 여러가지 수단이 필요했다. 정책을 집행하기 위해 강제적 수단이 뒷받침되어야 했다. 무엇보다 혁명정부에게 절실했던 것은 '자금'이었다. 바로 돈이 가장 필요했던 것이다.
혁명을 집행할 관리나 외국군의 간섭을 물리쳐야 할 군인들에게 표창장만으로 먹고살라고 할 수는 없는 노릇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