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휴일에도 일하는 금리 (05.08.11 목)
2005-08-11 16:01:50
관공서의 각종 요금이나 은행의 금리는 하루 단위로 계산된다. 물론 토요일 일요일에도 금리가 계산된다.
「베니스의 상인」에서 유대인 고리대금업자 샤일록에게 빚을 진 안토니오는 돈을 갚아야 할 시간은 다가오는데 돈을 마련할 길이 막막해진다.
이때 유명한 대사가 나온다. "오! 금리여. 너는 안식일에도 잠들지 않고 뚜벅뚜벅 달려가는구나. 창조주조차도 6일을 일하고 하루는 쉬었는데 너는 도대체 피도 눈물도 없이 휴식도 휴일에도 쉼없이 끊임없이 앞만 보고 달려가는구나. 너는 도대체 누구이더냐?"
물론 이런 탄식은 커녕 금리는 휴일에도 잠자지도 않고 계산되는 냉혹한 모습에 자본주의의 묘미가 있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고 한다.
그러나 돈을 빌리는 입장에서는 이것만큼 냉혹하고 잔인한 것도 없다.
민족주의, 민주주의 등 통상 무슨 무슨 주의라고 할 때에는 가장 주요한 신념과 가치기준이 주의라는 글자 앞에 붙고 그 단어는 그사회의 근간을 이룬다.
그렇게 볼 때 '자본주의'라고 불리우는 지금 우리사회는 무엇을 근간으로 하고 있는가?
주의라는 글자앞에 자본이라는 단어가 붙은 자본주의는 상당히 냉혹한 말이 아닐 수 없다. 자본, 즉 돈이 주의 앞에 붙어 있는 셈이 되니 말이다.
즉 사회의 모든 잣대와 가치가 돈이 되는 주의를 주창하고 사는 것이 지금의 우리 사회인 셈이다. 우울하지만 현실이다.